한국공항공사 소속 전국 14개 공항에 설치된 각종 키오스크 중 약 83%가 한 업체의 물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공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포·제주·김해 등 전국 14개 공항에 셀프체크인, 생체정보 활용 수속 간소화 등을 위한 키오스크 총 365대 중 302대(83%)가 동일 업체의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년 간 공사가 키오스크 구축에 사용한 금액은 총 122억 원이다.
공사는 지난 2013년부터 승객 스스로 항공권을 발권하고, 수속 절차를 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공사는 매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다양한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지만,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이 인력을 공유하며 매년 제안사 명칭만 바꿔 낙찰받았다. 낙찰업체들은 계약물량 대부분을 S업체로부터 납품받았고, 이러한 방식을 통해 S업체는 공사의 키오스크 물량을 독점할 수 있었다.
또한 공사는 지난 8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8개 공항의 286개 키오스크에 자외선 살균소독기를 설치했는데,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쌌음에도 S업체와 수의계약(계약금 4862만원)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종배 의원실에서 공사에 키오스크와 관련된 자료를 요구한 뒤, 현재 S업체 대표와 이사의 SNS에 키오스크 홍보 게시글들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공사와 업체 간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이 더욱 증폭되는 이유다.
이 의원은 “키오스크 용역을 수주한 업체들이 명칭은 다르지만, 투입 인력이 대부분 겹치는 등 유착 정황이 있다”며, “한국공항공사의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서 감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