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운영을 계획 중이던 A씨는 2014년 10월 창업 비용 마련을 위해 B주류 도매업체로부터 2000만원을 대여하는 일명 주류 대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 동안 B업체가 제공하는 주류만 사용한다는 조건이었다.
3년 동안 대여금을 모두 갚은 A씨는 계약기간이 끝나자 공급가가 더 저렴한 C업체로 거래처를 바꾸려고 했다. 그러자 B업체는 A씨가 자동 갱신된 계약을 해지하려 했다며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금 30%와 손해배상액 연체이자 24% 조항을 근거로 A씨의 가게 집기와 보증금에 1400만원 압류를 걸었다.
‘주류 대출’은 주류도매업체가 판매 업체 확대를 위해 자영업자에게 자신의 주류를 독점으로 납품받는 조건을 걸고 창업지원비나 운영비의 일부를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도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과 자본 부족으로 주류대출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일부 계약이 과도한 위약금 요구 등 소상공인에게 불리하게 체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주의사항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10개 권고안을 살펴보면 도는 주류 도매업체와 거래 계약을 맺을 경우 ①주류 거래 약정과 대여금 약정을 별도의 계약으로 체결할 것 ②전속(독점) 거래 계약은 단기간, 일부 주종에 관하여만 체결할 것 ③계약 해지 및 갱신의 의사표시 방법을 명확히 하고, 자동갱신계약의 경우 갱신 시점 일주일 전에 갱신 예정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할 것 ④주류 도매업체는 주문 내역을 계약기간 이후 3년간 보존하고, 자영업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주문 내역을 제공하기로 하는 조항을 넣을 것 ⑤당일결제 강제조항 금지 ⑥주류 제공에 따른 미수금에 대한 지연이자는 6% 이내(상법상 상사법정이율) 권고 ⑦손해배상액 조항과 위약금 조항이 함께 있을 경우 중복이 되므로 선택적으로 하나만 규정할 것 ⑧대여금 연체이자 최대 10% 이내(경기도 대부업이 자제한 정책) 권고 ⑨담보는 가급적 보증보험으로 하되, 부동산 담보 설정 비용은 자영업자와 주류 도매업체가 각 50%씩 부담할 것 ⑩정당한 사유 없이 주류 도매업체 일방만 계약 즉시 해지를 가능토록 하는 등의 불공정 조항 금지 등을 꼽았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공정 거래질서 확립을 통한 소상공인들의 대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권고사항을 마련했다”며 “계약 당사자 간 원활한 권고사항 준수와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의 대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공정거래 지원센터를 통한 주류대출 관련 피해 구제 상담도 추진할 예정으로 자세한 사항은 도 공정경제과 기업거래공정팀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