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상주박물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과 공동으로 개관 30주년 특별전Ⅱ '견훤, 새로운 시대를 열다'를 10월 27일부터 2021년 1월 31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전주 전시회가 끝나는 내년 3월경에는 상주박물관에서 특별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상주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 전라북도, 전주시, 완주군, 장수군, 진안군이 공동주최한다. 견훤이 활동했거나 견훤과 관련된 유적․유물이 있는 지역이 모두 참여했다.
이번 특별전은 견훤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영호남 교류라는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당위성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돼있으며, 견훤의 활약과 그가 건국한 후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다.
1부 에서는 후백제의 연호, 正開(정개)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 승탑(전북 유형문화재 제247호)을 실물 크기로 복제해 전시하고 삼국사기 및 조선시대 상주지도에서 역사적 인물로 기록돼있는 견훤의 모습을 보여준다. 혼란스러웠던 통일신라 마지막 시기의 문화상을 조명하며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한국사의 전환기를 살펴본다.
2부 은 견훤의 웅기와 초반 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견훤은 청년기에 지금의 광양·순천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전남 광주에서 처음 나라를 선포한다. 이와 관련된 광양 마로산성과 광주 무진고성에서 출토된 옛 백제의 지명(馬老官, 마로관)이 찍힌 기와들, 희귀한 청동거울, 봉황과 도깨비무늬의 기와 등이 주로 전시된다. 특히 봉황은 왕권이나 신성함이 필요한 곳에서 주로 발견되는 문양으로 무진고성이 견훤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3부 의 주요 전시품은 길이가 80m에 이르는 전주 동고산성의 대형 건물지에서 출토된 ‘全州城(전주성)’이 새겨진 기와들과 전북지역에서 최대의 집수시설이 조사된 장수 침령산성의 유물들이다. 특히 침령산성에서는 글씨가 남겨져 있는 자물쇠와 목간이 발견되어 당시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초기 청자 도입과 생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진안 도통리 초기청자가마 유적의 청자 생산 도구와 유물들도 전시장을 빛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후백제의 왕실 사찰로 추정되고 있는 완주 봉림사지 출토 석조 삼존불상의 본존불을 최신 3D 스캐닝 기술로 정교하게 복원해 전시한다. 진품과 복제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관람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26일 열린 특별전 개막식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열렸으며 국립전주박물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상주박물관 관계자는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되어 있지만 암울했던 구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개척자 견훤의 모습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승자의 기록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뜻과 의지를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