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20)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이 연출한 '해수의 아이'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리틀 포레스트'로 유명한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차용해, 바다·하늘·인간·우주라는 크고 추상적인 소재를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냈다.
장편 애니메이션 심사위원인 안카 다미안·구혜선·이정향 감독은 “'해수의 아이'는 매혹적인 바다생물과 신비로운 우주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를 묘사해냈다. 인류가 자연을 학대하며 지구의 운명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가고 있는 시기에 영화가 담은 메시지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심사 경위를 설명했다.
장편 대상의 자리를 두고 마지막까지 '해수의 아이'와 접전을 펼친 작품은 '캘러미티 제인'이다. 결국 대상의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심사위원상과 음악상 2부문을 수상했다. '캘러미티 제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탄탄한 줄거리 구성과 시각적 요소들의 유기적인 짜임새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여성 캐릭터 ‘캘러미티 제인’의 성장기를 그린 서사를 통해, 여성 해방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을 그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전쟁', 북한의 인권 수용소 실태를 고발한 작품 '트루 노스'가 함께 장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편 관객상은 메카닉 애니메이션 '프로메어'에게 돌아갔다.
한편, 아카데미 차기 년도 출품 자격을 얻는 단편 대상은 아드리앙 메리고우 감독의 '지니어스 로시'가 수상했다. 내면 심리의 혼란을 아름답게 묘사해내며 관객들에게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특히 우아한 작화와 음악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의 장나리 감독은 '아홉 살의 사루비아'로 단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아름다운 그림체와 역동적인 화면구성이 돋보이는 가운데, 거친 서사와 상반되는 부드러운 비주얼의 균형이 전위적인 영화 경험을 빚어내는 작품이다. '아홉 살의 사루비아'는 단편 심사위원상에 이어 한국 단편 우수상까지 수상했다.
학생 부문은 칸영화제 선정작 미셸 타마리의 '우리가 떠날 무렵'이 심사위원상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수상작인 정해지 감독의 '수라'가 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TV 부문은 안시국제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작인 '슘의 오디세이'가 심사위원상, '호랑이와 티타임'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단편은 김승희 감독의 '호랑이와 소'가 심사위원상을, VR 부문은 '공각기동대: 고스트 체이서'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애니메이션 예술의 가능성을 선보인 BIAF2020은 10월 27일 화요일을 마지막으로 5일간의 영화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