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산했던 골목 작은 가게에 예술가가 다녀가자 웃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가 시행한 이 상인, 지역 예술가, 주민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아트테리어는 지역의 예술가가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디자인을 다양한 범주에서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가게 안팎의 공간을 새롭게 꾸미거나 상품의 디자인 또는 CI, BI 등을 제작해주는 종합 디자인 개선사업이다.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과 지역예술가 모두를 위하여 성북구가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사업이다. 가게 당 재료비 100만원을 지원했다. 지역예술가 15명이 참여해 을 통해 성북구 골목가게 40 곳이 다시 태어났다.
아트테리어 지원을 받은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정이 어려워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 였다” 면서 “뭐 나아지는 게 있을까 하고 별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손님들이 관심을 보이고 또 스스로도 환경이 나아지니 희망과 의욕이 생겼다“는 소감을 밝혔다.
3일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에 대한 상인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석관동의 한 골목을 찾았다. 아트테리어 지원을 받은 미용실 2곳과 부동산 1곳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이다.
‘조정애 헤어’는 김수경 작가와 함께 돌출미니간판, 그린테리어를 진행했다. 도로가에 있어도 눈에 띄지 않던 가게였으나 식물과 조명이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돌출간판으로 이미지를 쇄신했다. 점주 조정애 씨는 “본인이 힐링하는 작업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를 힘겹게 버티는 과정에서 우울감까지 생겨 더욱 막막했다는 그는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요청했고, 작가는 점주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그린테리어를 추천하고 작업과정도 함께 했다. 김 작가는 “아침에 출근해서 처음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초록색 식물들로 꾸며진 가게 내부를 바라보면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이다”는 점주의 말이 가장 보람 찬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맞은 편 ‘미랑컬신진미용실’은 왕꽃 벽화로 동네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한자리에서 50년 가까이 영업해 온 저력의 미용실이지만 코로나19는 피할 수 없었다. 점주 이춘우 씨는 어느정도 손님이 줄 것은 예상했지만 단골의 한숨 소리가 더 마음 아팠다고. 그래서 손님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인테리어를 요청했다. 민지훈 작가는 미용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카운터에 왕꽃 그림을 그렸다. 오다가다 미용실에 들르는 이웃 모두가 범상치 않은 꽃을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방문했을 때에도 미용실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손님들은 이 구청장이 인사를 건네자마자 왕꽃 벽화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볼 때마다 미소 짓게 만드는 그림이에요. 손님도 웃고 사장도 웃게 만드는 이런 게 정말 일을 잘 하는 거에요!” 하며 엄지를 세웠다.
조정애 헤어와 미랑컬신진미용실의 지근거리에 있는 ‘미래공인중개사’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했다. 간판과 전면 유리창의 시트지 작업으로 외양을 단장했고 명함 디자인도 바꿨다. 점주 이종란 씨는 “최근 부동산 과열 속에서도 골목 부동산은 손님의 눈길을 잡기가 어려운데 낡고 오래된 외부 간판을 새로 달고 나니 문의를 위해 들르는 고객이 늘었다”면서 만족해했다. 특히 재운을 불러온다는 해바라기 그림을 직접 그려 명함을 만들어준 작가의 세심함에 감동했다고.
미래공인중개사의 아트테리어를 진행한 이은혜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큰 재산을 거래하는 곳이 부동산이므로 점주도 손님도 함께 복을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바라기 그림을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소상공인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가게 내·외부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아트테리어 사업도 그 중 하나인데 현장에서 보니 사장님들께 웃음과 희망을 드리고 이로 인해 손님까지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구청장으로서 그저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이어서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 사업은 지역 예술가에게 일자리도 제공하면서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나가기 위한 상생의 사업으로 앞으로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