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가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측정한 결과, 종합청렴도가 전년 대비 0.08점 상승한 8.27점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는 9일 58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권익위는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과 공공기관의 공직자(내부청렴도) 등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현황을 반영해 종합청렴도를 평가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총 20만 8152명(외부청렴도 15만 3141명, 내부청렴도 5만 5011명)을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8.53점, +0.06점)는 좋아진 반면, 공직자가 평가하는 내부청렴도(7.59점, -0.05점) 점수는 하락해 여전히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유형별로는 모든 유형의 종합청렴도 점수가 상승한 가운데 교육청이 0.45점 상승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종합청렴도 점수는 공직유관단체(8.53점), 교육청(8.52점), 중앙행정기관(8.37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각 8.02점) 순이며, 지방자치단체는 작년에 비해 점수가 상승했으나 여전히 다른 유형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종합청렴도가 2개 등급 이상 상승한 기관은 보건복지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관광공사 등 27개 기관이다.
청렴도 우수·향상 기관 중 3개 기관은 9일 ‘반부패 주간 기념행사’에서 청렴정책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방역의 3대 원칙인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을 청렴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적용해 국민들의 신뢰를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다양한 정책을 실천했다.
교육청(8.88점), 공직유관단체(8.82점)의 업무를 경험한 국민은 타 기관유형에 비해 좋은 평가를 했고, 중앙행정기관(8.33점)과 기초자치단체(8.41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외부청렴도 응답자 중 4.4%가 소극행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세대별로는 60대 이상과 20대 이하에서 가장 낮게 평가했다. 응답자가 경험한 소극행정의 유형은 불합리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업무를 방치하고 늑장 대응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한 외부청렴도의 ‘공정’ 관련 항목을 세대별로 비교해보면, 50대 이상과 20대 이하에서 상대적으로 업무처리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공직자가 평가하는 내부청렴도의 ‘공정’ 관련 항목을 근무연수와 직급별로 비교해보면, 근무 연수가 짧을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해당 기관의 업무처리 공정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전년에 이어 내부청렴도 평가 항목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어 신규‧젊은 세대 구성원이 조직의 청렴수준과 청렴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청렴정책(교육 등) 추진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공기관의 갑질 관행에 대해 국민은 타 항목에 비해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전년에 비해 인식도 개선됐으나, 조직 내부 갑질 관행에 대한 공직자들의 인식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고 전년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
정부의 갑질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 추진과 기관별 실천노력의 성과를 국민들은 일부 체감하고 있으나, 공직사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려면 보다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청렴도 측정결과를 반영해 ‘공공기관 청렴지도’를 제작하고 국민권익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렴도 측정을 받은 공공기관은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각 기관 누리집에도 해당 기관의 청렴도 결과를 한 달 이상 공개해야 한다.
국민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은 “감염병 확산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렴도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런 때일수록 공직자가 중심을 잡고 공직기강을 확립하면서 적극행정을 실천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권익위는 이번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하게 나온 분야에 대해 집중 관리해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 개혁 성과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