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로 추정되는 34세 택배노동자가 숨지면서, 올해만 16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롯데택배 측에 유가족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방지 대책 이행을 강조했다. 국회에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연내 처리를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 글로벌로지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가 국민 앞에 발표했던 과로사 대책이 현실에서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은 과로사한 노동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이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23일 롯데택배 수권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 34세 박 모 씨가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의 가족들은 박 씨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고 밤 9시까지 일했으며, 7월 1일 입사 이후 체중이 20kg 감소했다.
대책위는 “고인이 일했던 택배현장에는 롯데택배가 약속했던 분류작업 인력이 단 한병도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지난주에는 오후 2시까지 장시간 분류작업이 진행됐고, 그 이후 250개 물량을 배송했다. 결국, 장시간 과중한 노동 강도로 과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현재 임시국회에 발의되어 있지만,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툴러싼 여야 대치체 파행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생활물류법을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택배 ‘운전’ 종사자와 ‘분류’ 종사자를 구분해 장시간 노동의 주요 원인인 분류·하차 작업을 위한 별도 인력을 두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택배비 일부를 주요 발주처인 쇼핑몰에 떼주는 일명 ‘백마진’ 등을 금지해 택배노동자들이 일정한 수입 유지를 위해 과도한 물량을 처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