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올해 국내 주요 유통, 제조, 택배, 온라인유통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내년도에 대형마트 등이 상자 손잡이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트산업노조 등 노동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반복적인 상자 운반작업이 마트노동자의 어깨, 허리, 팔목 등에 무리를 주고 있어, 이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상자 손잡이 설치를 요청해 왔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초부터 주요 대형마트 및 제조업체와 상자 손잡이 설치와 관련된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방안을 계속해서 협의하면서 업체들의 자발적인 개선을 요청했고 그 결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자체상품(PB상품)에 대한 손잡이 설치율을 기존 평균 9.0%에서 올해 말 20.6%로 2.3배 확대했고 내년에는 자체상품 상자의 손잡이 설치율을 평균 82.9%까지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상자 취급 노동자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대형마트의 개선 노력과 함께 마트에서 판매되는 주요 생필품·식품 등 제조업체의 포장상자 개선 동참이 중요하다고 보고 주요 제조업체의 참여방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포장상자에 손잡이 구멍을 설치할 때 벌레 등 이물질이 유입되거나 제품의 손상 가능성도 있어 손잡이 설치가 가능한 제품의 포장 상자부터 우선으로 손잡이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주요 제조업체는 우선 이번 설 선물세트 중 손잡이 설치가 가능한 127종에 손잡이를 설치(설치율 18.9%)하고, 2021년도에는 일반제품의 손잡이 설치율을 기존 1.6%에서 7.8%로 4.9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일부 제조사는 향후 제품 포장을 설계할 때, 단지 문양·색상 등의 외관만이 아니라 취급 노동자의 작업 편이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디자인 절차를 변경하기로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상자 손잡이가 최근 택배 물동량 증가로 인한 택배기사의 작업환경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 및 쿠팡, SSG, 마켓컬리 등 온라인유통사와 개선방안을 협의했고 그 결과, 2021년에 주요 택배사는 67만개의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온라인유통사는 47.5만개의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리고 냉동식품 등 손잡이 설치가 어려운 제품의 포장 상자에는 별도의 묶는 끈이나 기타 보조도구 제공 등의 대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포장상자 손잡이가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 적합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마련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상자 손잡이 가이드'에는 상자 손잡이 적용대상, 기본원칙, 손잡이 모양과 위치 등이 포함되어 있어 업체에서는 이를 참고하여 바람직한 형태의 손잡이를 설치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상자 손잡이를 ‘착한 손잡이’로 이름 붙이고 ‘착한 손잡이’ 표시를 만들어 손잡이 설치 상자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갑 장관은 “작은 상자 손잡이가 기업들이 경제성만이 아니라 노동의 눈으로 생산과 경영을 바라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하여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바탕으로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체, 택배·온라인유통업체 등에도 ‘착한 손잡이’가 정착되도록 다양한 대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면서 “이제 소비자들도 노동자를 배려하는 기업과 상품을 선택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에도 대형 유통업체 등의 상자 손잡이 설치 등 작업환경 개선 노력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무거운 중량물 취급이 많은 건설업 등 다른 업종에서도 개선이 확산되도록 업종별 협의와 사업장 지도·점검을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