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은 제14차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정부간위원회를 화상으로 주재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제14차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정부간위원회(이하 정부간위원회)를 화상으로 주재했다.
서유럽·북미,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등 24개국 위원국 포함 100여개 국가 대표들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창의경제의 해’ 출범을 축하하고, 문화다양성 협약 이행을 위한 활동을 공유하며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 첫날 ‘창의경제의 해’ 기념식에서는 유네스코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사무총장, 국제연합(UN) 제75차 총회 볼칸 보즈키르(Volkan Bozkir) 의장, 콜롬비아 이반 두케(Ivan Duque)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인사들이 영상 축사를 통해 문화 부문이 고용 창출, 혁신, 사회 통합의 원동력이자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하면서, 문화 부문에 대한 지원과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일간 이어진 정부간위원회에서 각국 정부대표단은 문화 전문가와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재정적인 지원,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문화다양성 협약 이행을 위한 다양한 정책 사례를 소개했다.
더불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문화다양성 기금(IFCD, International Fund for Cultural Diversity) 운영, 레질리아트 운동 확산, 문화다양성 제고 정책 자료 수집 및 공유 등을 주도해온 유네스코 사무국의 활동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전 세계 문화예술계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소통과 국제적 연대, 협력을 주문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 정부대표단은 한국이 지난 1년 동안 개도국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유네스코 신탁기금(이하 신탁기금) 지원, 문화다양성 기금 최초 기여, 코로나19 대응 정책 자료집 발간 후원 등 문화다양성 협약을 이행한 활동을 발표했다.
또한 문체부는 유네스코와 협업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문화다양성을 높이는 공개 토론회와 실감형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체부는 신탁기금 소개 영문 책자도 발간해 한국이 개도국의 문화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이유와 신탁기금의 성과 및 향후 계획을 집중 소개했다. 유네스코 사무국, 조지아 및 크로아티아 등 여러 참가국은 이러한 한국의 노력과 기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회의 두 번째 날인 2월 2일에는 김현민 영화 전문 기자가 진행하는 유네스코 영상 토론회(ResiliArt: Through the lens of Asian Filmmakers)에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과 영화 '트루 마더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참여했다.
두 감독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희망을 주기 위해 문화와 예술의 힘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며,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문화교류를 지속해나가기를 희망했다. 특히,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기생충', '사랑의 불시착' 등 우수한 한국 문화콘텐츠를 언급하며, 일본도 한국처럼 문화 발전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월 3일에는 영화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이앤엠(E&M) 대표가 김혜리 씨네21 기자와 대담(Making of ‘Parasite’: Dialogue with the producer)을 나눴다.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 영화의 제작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화아카데미 등을 소개하며 한국은 문화예술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오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예술가들의 권리가 신장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 시작 전에는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영상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문화와 예술계에 응원의 말을 전했다.
제14차 정부간위원회 회의에 앞서 1월 29일에 열린 시민사회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전 세계 문화예술계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참가자들은 문화다양성을 지키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예술활동은 계속 돼야 하고,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공동 노력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이번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문화다양성 기금 모금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 사용 지침 개정, 디지털 환경에서 문화다양성 협약 이행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 개발 등 18개 안건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논의 결과, 코로나19로 직간접적 어려움에 봉착한 문화예술 지원 확대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유네스코 사무국과 참가 정부대표들은 문화다양성 기금 재원을 확대하고 복잡한 재정 지원 절차와 불분명한 사업효과 등 제기된 문제점을 적극 개선하기 위해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부문이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계획 수립 및 관련 전문가 양성 등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회의 마지막 날에는 제15차 정부간위원회 의장으로 주 유네스코 카타르 대표부 나시르 하마드 힌잡(Nasser Hamad Hinzab) 대사가 선출됐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정부간위원회에서 국제연합(UN)과 유네스코 그리고 회원국 참가단은 창의경제의 핵심인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분야를 회복하고 발전하자는 데 합의했다. 특히 의장으로서 각국 정책 사례와 창의적인 의견을 충분히 공유하는 자리를 주재하게 되어 매우 뜻깊었다”며, “의장국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된 ‘문화다양성 위원회’와 더불어 유네스코 및 회원국, 시민사회와 함께 2021년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