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3만3000명 줄어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도 처음으로 3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인구 절벽'이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3만3000명 자연감소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2017년(7만2000명)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18년 2만8000명, 2019년 8000명 등으로 급속도로 줄었다.
통계청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하며 인구 자연감소가 최초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30만2700명)보다 3만300명(-10.0%)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출생아 수는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졌고 이후 3년 만에 20만명대로 진입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명(3.4%) 늘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치를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0.84명으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0.08명 줄어든 수치다. 이로써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했다.
이는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행계획(예산안 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225조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은 40조2000억원으로 2006년(2조1000억원) 대비 20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출산율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수가 더욱 감소할 여지가 있고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