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국가채무가 지난해보다 12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나랏빚이 사상 최고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3년 뒤인 오는 2024년에 나랏빚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6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팍팍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기획재정부가 올해 1차 추경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 재정 총량 효과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46조9000억원(4차 추경 기준)보다 119조원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국가채무가 9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5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1차 추경 재원 중 9조9000억원을 적자국채로 충당하면서 국가채무가 더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지난해(43.9%)보다 4.3%포인트(p) 상승한 48.2%로 오르게 된다.

중기 예산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022년 국가채무는 1091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5조3000억원 늘어난다. 2023년에는 전년보다 125조9000억원 증가한 1217조1000억원으로, 2024년에는 130조7000억원 불어난 1347조8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당장 내년부터 나랏빚이 1000조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속도도 올해 48.2%에서 내년 52.3%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에는 56.1%, 2024년에는 59.7%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국가채무비율 40%는 지난해 1차 추경 때 이미 넘어섰다. 이후에도 빚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3년 후에 60%까지 치솟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경상성장률(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성장률) -0.1%와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 4.4%를 반영한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성장률이 정부 예상보다 낮아지면 국가채무비율은 더욱 상승하게 된다.

올해 관리재정수지도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준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26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역대 최대 수준인 6.3%까지 올라간다.

정부는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23조2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오는 2023년 128조2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어 2024년에는 127조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2년과 2023년에 5.9%, 2024년에 5.7%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1차 추경안 기준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경이 증액되면 국가 재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채무비율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현재 속도라면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데 2∼3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한데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