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병의원을 내원한 경상환자의 1인당 평균진료비가 일반 병의원 경상환자 진료비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한방 의료기관이 상급병실 마케팅을 해 진료비용을 늘려 관련 보험금이 지출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자동차보험 상위 4개 손보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상해급수 12급에서 14급인 경상환자의 1인당 평균 한방 병의원 진료비는 지난 2019년 기준 76만4000원으로 일반 병의원 32만2000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일부 한의원은 지난해 전체 입원 진료비 중에 상급병실료 비중만 70%를 웃돈다. 이에 자동차보험 한방 상급병실료 청구액도 높아지고 있다.
상위 손보 4사에 청구된 지난해 4분기 상급병실료는 32억8600만원으로 2019년 1분기의 1억1100만원보다 31억7500만원 늘었다. 2년도 안 돼 19배가 증가한 것. 같은 기간 일반 병의원의 상급병실료는 2억9600만원에서 2억8400만원으로 줄었다.
손보업계는 한의계가 과도한 의료 수요를 일으켜 보험료 인상을 자극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호화병실 마케팅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비용은 결국 전체 가입자가 부담할 몫”이라며 “2400만 가입자의 보험료가 누수되지 않게 자동차보험 상급병실 수가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계는 상급병실료를 목적으로 하는 진료 행위는 지양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진료 행위까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도적으로 상급병실료를 목적으로 진료를 유도하는 한의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하는 중”이라며 “다만 정상적인 필요에 의해 상급병실을 이용하는 환자의 권리가 침해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