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가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펴는 가운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소비자 역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월 롯데마트의 종이컵 등 일회용 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줄었다.
스티로폼 재질의 그릇 등 일회용 그릇 매출도 3.6% 감소했다. 대신 텀블러(보온보랭병) 매출은 52.6% 뛰었고, 머그잔(18.3%)과 일반 식기(10.5%)도 더 팔렸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 종이컵과 나무젓가락 매출은 각각 6.8%, 12% 떨어진 반면 보온병은 69.1% 급증하는 등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일회용 빨대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실리콘이나 스테인리스 재질의 다회용 빨대 매출은 12.6% 늘었다.
옥수수 전분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폴리락타이드(PLA) 접시 등 친환경 용기도 23% 더 팔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환경 보호를 고려하는 '착한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회용품을 찾는 고객보다 다회용 용기를 찾는 고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몰인 G마켓에서도 종이컵과 빨대 판매량이 각각 9%, 15% 감소했다. 반면 텀블러(16%), 에코백(16%), 다회용 빨대(2%) 등은 모두 수요가 증가했다.
다만 편의점의 일회용품 매출은 대체로 변동이 없거나 일부 업체에선 오히려 늘기도 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 채널과 달리 편의점은 긴급하게 필요한 상품을 주로 구매하는 곳인 만큼 다회용 상품보다 일회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주로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해 CU는 표백하지 않은 펄프 재질을 이용해 재활용이 쉽게 한 종이컵과 특수 발포 플라스틱으로 제조해 원료 사용량을 일반 제품의 절반으로 줄인 일회용 그릇 등 환경 오염도를 낮춘 일회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상품 기획자(MD)가 CU의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일회용품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매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는 손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자체브랜드(PB) 종이컵 등을 내놨고, GS25는 친환경 생분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는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복수 응답)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꼽았다. 이는 2018년 조사 당시 응답률보다 8.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일상 속의 환경보호 활동(복수 응답)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66.2%)를 가장 많이 들었다.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8.6%로, 2018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