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14% 가까이 하락하는 등 가상화폐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 30분(한국 시간 24일 오전 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과 견줘 14.00% 하락한 3만2677.44달러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중순 코인당 6만4000달러에 근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한때 1조달러를 웃돌았던 시가총액도 6115억90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 새벽 '가상화폐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트위터에 올린 뒤 비트코인 가격은 3만8000달러를 웃돌기도 했으나 약효는 오래가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 가격도 24시간 전보다 16.80% 떨어진 1914.81달러에 거래됐다. 시총은 2216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도지코인 역시 14.32% 빠지며 0.2874달러로 가격이 내려왔다. 시총은 372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올해 들어 급상승 장을 연출해온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12일 머스크가 종전 입장을 뒤집어 테슬라에서 차량 구매 때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는 폭탄 선언을 내놓은 뒤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가상화폐 시장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30%나 수직 하락하면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시총이 약 1조달러 증발했다고 CNN은 전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2조5천억달러 규모에 달했던 전체 가상화폐 시총의 3분의 1 이상이 날아간 것이다.
중국 금융 당국이 민간의 가상화폐 거래 불허 방침을 재천명한 것이 급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불청산협회 세 기관은 공동으로 발표한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통해 가상화폐 투기 현상의 위험을 강조하면서 '사용 불허'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규제 당국도 가세했다.
미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조세 회피 등의 광범위한 불법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1만달러(약 111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기업은 반드시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어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21일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며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런 종류의 변동성은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도 가상화폐가 점점 더 주류에 편입되면서 그 출렁임이 투자자와 미국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시선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