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과연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4%대까지 높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대 이상의 수출 호조와 대규모 재정 정책 효과 등을 근거로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1%p 이상 뛰어 4%대에 이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 직후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약 3개월 전인 2월 25일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빠른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무엇보다 수출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상당 폭의 성장률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4월 수출액(511억9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41.1%나 급증했다. 2011년 1월(41.1%)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1억3000만달러)도 29.4% 늘었다.
관세청이 잠정집계한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액(311억2000만달러)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3% 뛰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증가율이 59.1%에 이를 정도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도 경제 성장률 조정 과정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고려될 전망이다.
기존 2월 성장률 전망치(3.0%)에는 구체적 규모, 지원 대상 등이 확정되지 않아 '4차 재난지원금'의 효과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새 전망에는 재난지원금 영향이 포함되고, 여기에 향후 자영업자 손실보상 등 추가 재정정책 기대효과까지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도 '4%대 성장률 전망'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자영업자나 대면서비스 부문은 어렵지만, 나머지 경제는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이 좋은 편"이라며 "향후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 재정확장 정책이 더해지고, 완화적 통화정책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은이 4%대 성장률을 전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리질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대규모 재정사업까지 실행되면 올해 4%대 성장도 가능하다"며 "한은도 (수정 전망에서)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올해 우리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도록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며 4%대 성장 목표를 처음 언급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5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4.3%로 1%p나 올렸고, 9일 한국금융연구원도 한국 경제가 올해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을 1.2%p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JP모건 역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1%에서 4.6%로 상향 조정했고, 같은 달 14일 LG경제연구원은 2.5%에서 4.0%로 무려 1.5%p나 높여 잡았다.
물론 한은의 다소 '보수적' 경제 전망 성향으로 미뤄 새 성장률 전망치가 3%대 후반에 머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수출 기업의 투자도 많이 늘어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LG경제연구원)는 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한은의 과거 전망을 보면 경기가 안 좋을 때 덜 안 좋게, 경기가 좋을 때 덜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상향 조정을 하더라도 3%대 후반 정도를 내놓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