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한 조치가 오는 6월 말 종료되는 가운데 추가 연장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경기와 경제 성장률 전망치 등 여러 달라진 경제 여건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30일 금융당국과 업계,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20% 이내로 제한하라는 권고안의 효력이 다음 달 30일 만료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은행권이 예년보다 배당을 줄여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별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조치 만료 한 달여를 앞두고 조치 연장 여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고 있지만 올해 초와 달라진 현재의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연장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0%로 높여 전망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많이 걷힌 데다가 백신 보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최근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작업에 착수했지만 올해 초와 같이 코로나19 특수 상황을 반영한 조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주요국 역시 배당 제한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6월 말 이후 은행에 대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 제한은 한시적 조치였던 터라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종료되는 수순"이라며 "달라진 경제 여건을 반영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금융위의 추가 의결이 없으면 배당 제한 조치는 오는 6월 말 종료된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배당 제한 조치가 다음 달 종료될 경우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융당국 요구를 수용해 배당성향을 20%선으로 낮추면서도 이른 시일 내 중간·분기 배당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평가된 주가 회복과 지난번 배당 규모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주요 지주사들이 적극적인 배당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