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건축주 등이 소방시설공사를 건설과 전기 등 다른 업종 공사와 분리해 도급(계약)하도록 관련법이 개정됐는데도 경기지역 공사현장 4곳 중 1곳이 이를 위반해 적발됐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14일까지 8주간 경기지역 연면적 3,000㎡ 이상 대형공사장 40곳을 대상으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불법행위 기획수사를 실시해 이를 위반한 10곳(25%)을 적발,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개정된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르면 건축주 등은 소방시설공사를 다른 업종의 공사(건설‧전기 등)와 분리해서 도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번 기획수사는 공사현장의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 안정적 정착을 위해 실시됐다.
경기지역 한 택지개발지구에서 상가건물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A업체는 지난해 10월 소방시설공사업 면허가 없는 B업체와 소방시설을 비롯해 건설과 전기 등 모든 업종의 공사를 일괄 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B업체는 소방시설공사 업체인 C업체와 재차 도급 계약을 맺었고, C업체는 단속을 피하려고 B업체가 아닌 A업체와 소방시설공사 직접 도급을 맺은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꾸며 관할 소방서에 착공신고를 내다 덜미가 잡혔다.
개정된 법에 따라 A업체는 소방시설공사 업체와 직접 도급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이에 따라 도 소방재난본부 특사경은 A업체는 분리발주 위반과 도급계약 위반으로, B업체는 무등록영업으로, C업체는 착공신고 거짓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를 위반한 업체들은 건축주 등이 법 개정이 시행된 사실을 모르거나, 공사금액이 클수록 은행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어 분리발주가 아닌 일괄 도급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오는 3분기에는 도내 35개 전체 소방서 소방사법팀을 동원해 대대적인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기획수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임정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장은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는 하도급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품질 높은 소방시설 시공과 하자보수 절차 간소화 등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소방시설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분리발주 위반행위는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