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본사인 씨티그룹이 발표한 국내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방안에 대한 두 번째 논의를 벌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매각(통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날 이사회에서 씨티은행은 매수 의향을 보인 잠재 매수자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이에 따른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를 포함한 출구전략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씨티은행의 전체 또는 WM·카드부문 인수에 대해 "인수 의사가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매금융이 매물로 나왔는데 요즘처럼 기존의 오프라인을 줄이고 비대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오프라인 소매 인력과 지점이 겹치기 때문에 통매각은 메리트가 없다"며 "WM 부문이 강점이라고 하지만 WM 고객은 원래 여러 은행과 중복 거래하기 때문에 원래 우리 고객일 가능성이 크고, 카드 부문도 신규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을 비롯해 지방금융지주나 대형 저축은행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분리 매각을 할 경우 카드부문의 인수 주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현대카드와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공개적으로 "인수 추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이사회를 앞두고 "국내 소비자금융 매각은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며 "졸속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청산)에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