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이상의 유급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1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의 고용 충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오삼일 차장, 황수빈 과장, 유민정·이종하 조사역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경우는 25%에 해당한다.
통상 자영업자는 고용원 유무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을 갖는데, 코로나19 이후 고용 충격도 크게 달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작년 2월과 비교했을 때 올해 5월에는 11%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비중이 큰 데 따른 것이다.
오삼일 차장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집중된 고용 충격은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모습"이라며 "경기 충격이 클수록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나는 한편 임금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직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는 주로 유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전체 자영업자 증감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청년층·30대, 40·50대에서 자영업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작년 2월 대비 올해 4월의 40·50대 자영업자 감소 폭(-5.4%)은 인구(-0.6%)나 취업자 수(-1.5%) 감소 폭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고령층은 은퇴 연령층의 진입이 늘면서 자영업자가 늘었다.
오 차장은 "코로나19와 디지털화 확산은 대면서비스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 전통적 자영업자에게 지속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자영업은 폐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