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매각에 나선 한국씨티은행에 정식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가 4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인수를 희망하는 대상은 회사 전체 또는 부분으로 차이가 있다.
씨티은행은 다음달까지 ▲전체 매각 ▲부분 매각 ▲비매각 사업의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방안 가운데 어떤 출구전략을 실행할지에 대해 결론을 낼 방침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이사회를 연 지난 3일까지 정식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가 4곳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씨티은행 유명순 행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다수의 금융회사가 예비적 인수 의향을 밝혀 해당 금융사들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뒤 보다 진전된 협상을 위해 정식 인수의향서를 낼 것을 요청했다”며 “지난 3일 현재 복수의 금융사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수의향서를 낸 금융사들 가운데는 소비자금융 사업 '전체 인수'를 희망한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체 인수를 하더라도 모든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500명 중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영업점 직원 939명 포함)이다.
또 인수의향서를 낸 곳 중 복수의 금융사는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에 대한 '부분 매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팔리지 않는 나머지 사업부는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앞서 유 행장이 CEO 메시지에서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씨티은행이 가장 우선순위에 뒀던 통매각을 하되 전 직원 고용 승계를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택할지, 복수의 금융사가 의향을 밝힌 부분 매각을 선택하면서 나머지 매각 안 된 부문은 단계적 폐지를 하는 방안을 추진할지를 정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전체 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되, 부분 매각과 단계적 폐지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씨티은행은 7월 중에는 적어도 '통매각'과 '부분 매각 및 단계적 폐지' 방안 중 어떤 식의 출구전략을 추진할지 정할 방침이다.
씨티은행이 지난 3일 이사회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과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게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본사인 씨티그룹과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매각 협상에 한층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우선 접수된 인수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입찰대상자를 선정하고, 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