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가진 기득권층이 청년들에게는 ‘왜 집을 소유하려 하느냐? 임대주택에 살라’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끝은 ‘계약 만료’다. 일을 하면서 항상 불안하다. 최선을 다해도 정규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낀다.”
수원시가 7일 저녁 행궁동 화홍사랑채에서 연 ‘2030 소통 프리토킹 두 번째 이야기’에 참여한 청년들은 2시간여 동안 동안 정부 정책에 대한 생각,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 등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2030 소통 프리토킹’은 MZ 세대가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프리토킹에 참여한 청년들은 문제·부동산·공정 등 사회 이슈를 주제로 의견을 제시했다. 20~30대 청년 15명과 염태영 수원시장, 김호진 수원시의회 의원 등이 참여했다. 온라인(수원시 유튜브 채널 생중계)으로 참여한 청년들은 댓글로 의견을 제시했다. 박종훈 KBS 기자가 좌장을 맡았다.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 20대 여성은 “많은 청년이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계약직 직원은 늘 미래를 불안해한다”며 “종종 ‘내가 언제까지 열정을 쏟으며 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한 청년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오늘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정규직의 열정을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견을 남겼다.
자녀가 두 명이 있다는 30대 여성은 “경력이 단절된 30대 중반, 40대 초반 아이 엄마들에게는 전공과 상관없이 소득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밖에 없다”며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많은 기혼 여성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20대 남성은 “아무리 좋은 청년 지원정책이 나와도 청년 스스로가 (정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며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변화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토킹’에 앞서 ‘청년들의 불안 들여다보기’를 주제로 발제를 한 청년(30대 여성)은 “청년은 결혼, 주거 문제, 취업, 성공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산다”며 “취업을 하고, 임대 주택에 입주하고, 성공을 하더라도 ‘지금 상태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이 성장하려면 성장의 씨앗이 필요하다”며 ‘성장의 씨앗’으로 ▲기본생활 보장 ▲기회의 장 확대 ▲안전한 환경 ▲신뢰 있는 정책 ▲다양성 존중 ▲가능성에 대하 믿음 등을 제시했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은 염태영 시장은 “청년들의 고민과 의견을 들으며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힌트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지난 5월 11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2030 세상살이! 살만하신가요?’를 주제로 첫 번째 ‘소통 프리토킹’을 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