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당분간 ‘서초시대’를 이어간다.
모두 현재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초타운’에서 임대차 계약을 연장했거나 할 계획인데, 다만 머무는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에서 승인 받은 ‘순화동 삼성타운’ 개발과 맞물려 강북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첨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본사가 입주한 더에셋강남을 소유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오는 2026년 9월까지 임대차 계약을 5년 연장했다. 기존 계약은 오는 9월까지다.
삼성생명도 2022년 4월 30일에 만료되는 임대차 계약을 연장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삼성전자 소유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금까지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왔고 이번에도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본사 이전과 관련한 임대차 계약은 통상 1년 전에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수 천에서 많게는 수 만명의 임직원과 상당 규모의 집기 비품 등을 이전하기 위해선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소유 건물에 들어가 같은 날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 현재 사옥으로 이전했다.
삼성생명은 2016년 1월 32년간 본사로 사용해온 서울 태평로 사옥을 5800억원에 부영에 매각하고 같은 해 7월 지금의 서초동 사옥으로 본사를 옮겼다.
삼성화재도 2016년 말 30여년간 둥지를 틀었던 을지로 사옥을 떠나 서초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을지로 사옥 역시 부영이 4380억원에 인수, 운영하다 더존비즈온에 다시 매각했다.
한편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서초시대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중구 순화동의 옛 중앙일보 주변 부지에 대한 재건축을 승인한 것과 맞물려 ‘강북 유턴’설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생명 소유의 옛 중앙일보 사옥과 호암아트홀, 옆에 있는 주차장 건물 등을 헐어 대형 오피스타운을 짓는데 여기에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한다는 것이다.
한 삼성 계열 금융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가 순화동 빌딩 재건축을 승인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이곳에 입주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