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기금리(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주요 배경이 거시경제 여건 개선이라는 점에서 실물경제 긴축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7월 말(저점 1.28%) 이후 오름세로, 올해 들어 상승 속도가 다소 빨라져 3월 이후 2%를 웃도는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내외 거시경제 여건 개선, 통화정책 기대 변화, 국채 발행물량 증가,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은은 "장기금리 상승은 기본적으로 금융긴축 요인이지만, 경기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에는 물가상승 등으로 실질 장기금리 상승이 제한된다"며 "경기 상승과 함께 경제주체들의 위험 선호도 지속되면서 소비·투자 등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금리 상승의 실물경제 긴축 영향이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실제로 장기금리 상승 이후 최근 국내 금융·실물경제 지표도 이런 흐름"이라며 "단기금리, 주가 등을 고려한 금융상황지수(FCI) 등으로 미뤄 장기금리 상승에도 우리나라의 전반적 금융 상황은 (긴축이 아니라) 완화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미국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올해 2∼3월 상당 규모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등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0.913%에서 올해 2월 말 1.405%를 거쳐 4월 말 1.626%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2∼3월 대만(-80억2000만달러), 남아공(-39억2000만달러), 멕시코(-36억6000만달러), 인도네시아(-22억4000만달러) 등 일부 신흥국에서는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한은은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과 중국에는 외국인 채권자금 등이 유입됐다"며 "양호한 기초경제 여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다른) 신흥국의 급격한 자금 유출 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