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없이 쌓여있는 적재물로 비상시설물을 찾기 힘들었던 전통시장 등 미로같이 복잡하고 위험했던 공간이 `유니버설디자인`을 입고 누구나 안전하게 걷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성별, 연령, 신체상태, 문화적 배경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을 말한다.
서울시는 `공공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사업`으로 ▲주거지역, 종로구 충신동 충신윗성곽마을 ▲전통시장, 강서구 화곡동 화곡중앙골목시장 ▲공개공지,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 등 3개 지역의 환경 개선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구릉지 주거지역인 `충신윗성곽마을`엔 야간에도 안전하게 계단을 오갈 수 있도록 낡은 계단을 정비하고, 야간조명과 물결형태의 안전손잡이를 설치했다.
`화곡중앙골목시장`은 큰 글자, 그림문자, 조명 등을 활용한 안내사인으로 재정비해 먼 거리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은 인근 직장인들의 흡연장소로 이용됐던 공개공지에 벤치와 나무가 있는 쾌적한 휴게시설을 만들어 다양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공간에서 안전을 위협받거나 불편을 겪는 문제를 디자인을 통해 줄여나가기 위해 2015년부터 `공공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경로당, 보건소 등 8개소를 개선했으며, 그 과정과 적용사례는 가이드북으로 제작‧배포해 타 기관과 민간 확산을 유도 중이다.
충신윗성곽마을은 구릉지에 위치한 주거지역으로 급한 경사로와 계단이 많아 보행 중 낙상사고가 빈번했고, 복잡하게 얽힌 골목길로 인해 주민들이 길을 헤매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었다.
이에 시는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연계해 가장 열악한 구간을 개선했다. 좁고 어두운 골목계단을 정비하고 조명, 손잡이를 설치해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복잡한 골목길 정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마을 안내지도`를 설치해 쉬운 길 찾기가 가능해졌다.
중간지대 없이 차도와 곧바로 이어져 위험했던 골목길 입구에는 마을경관과 어울리는 게이트를 설치해 보행자와 차량 간 충돌사고를 예방한다.
또한, 화곡중앙골목시장은 마을로 접근하는 진입로이지만 보행로를 침범하는 매대와 적재물 때문에 걷기 불편했고, 무질서한 간판으로 길 안내 표지판이나 비상시설을 쉽게 찾기 힘든 환경이었다.
시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시장길 내부를 개선했다. 적치물 등 장애물이 보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점포와 보행로 사이를 분리하는 보행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안내사인을 재정비해 방문객들이 주요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는 G밸리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공개공지는 접근이 어렵거나 보행로와 구분되지 않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아울러 지하철역 출구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환승구간에는 장애물이 많아 연속적인 보행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시는 버스 정류장까지 끊김 없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바닥 단차를 없애고, 보행구간 일부에는 캐노피 시설을 설치해 눈‧비 등 궂은 날씨에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개공지는 휴식‧소통의 제 기능을 회복하도록 다양한 이용자를 위한 휴게공간으로 바꿨다.
서울시는 이번에 사업을 완료한 3개 지역과 유사한 유형의 다른 공간에서도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형별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관련 부서에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는 송파구 잠실동 2~8호선 지상철 주변 보행로를 대상으로 `공공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방음벽과 철도시설로 인해 폐쇄적이었던 보행로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안전하고 안심되는 보행공간으로 조성,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공공공간은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상에서 만나는 더 많은 곳을 발굴해 소외되는 시민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