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을 더욱 찌들게 하는 물가오름세가 가파르다. 신산한 삶의 무게를 더욱 깊게 내려앉게 하고 있다. 10여년 만에 4%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부랴부랴 나서서 유류세 추가 인하를 비롯해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등 진화에 바쁜 모습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오르며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유 수요 측면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쳐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1월 중 배럴당 83.5달러를 기록하다 2월 92.4달러, 3월 110.9달러로 뛰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으면서 3월 평균 가격이 ℓ당 1938원까지 올랐다. 이런 영향을 받아 지난달보다 31.2% 급등한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2월 0.79%에서 3월 1.32%로 0.53%포인트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3.66%에서 지난달 4.14%로 0.48%포인트 오른 점을 고려하면 유가가 물가를 4%대로 끌어올린 주인(主因)이라는 의미다.
한편, 한국은행 이환석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이라며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인 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울한 전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