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은 "정순신 전 검사는 청문회에 당당히 나와야 한다"며 "특권을 가진 검사이자 사회 지도층으로서, 피해학생과 가족, 국민 앞에 학폭 문제를 포함한 전후 상황을 소상히 밝히고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해맑음센터 방문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사단은 "지난 21일, 대전에 위치한 전국단위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기관인 해맑음센터에 방문했고, 그 결과를 말씀드리려고 한다"며 운을 뗐다.
조사단은 "정순신 전 검사 아들 학폭 가해 사건은 검사 아빠 찬스를 통한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학교폭력 처리 과정으로 인해 큰 문제가 된 사건"이라며 "미흡했던 피해자 보호, 피해학생에 대한 2차 가해를 넘어선 3차 가해 등 국민적 공분과 의혹은 더 커지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사단은 "해맑음센터를 방문해 센터에서 생활했던 학생과 학부모님, 직원분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진 결과, 피해학생에 대한 두터운 보호가 여전히 부족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학폭 과정을 겪어온 피해학생들의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학폭이 발생했을 때, 피해학생을 보호해주는 인식과 제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며 "피해학생과 부모들은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으려고 했지만,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해맑음센터의 좋은 프로그램과는 달리 접근성과 시설의 미비가 심각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해맑음센터가 ‘전국단위’의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기관인만큼 교통·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 이전하고, 피해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치유를 받아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장 큰 문제는 이를 면밀히 살피고 책임져야 할 교육당국의 무관심"이라고 꼬집었다. 조사단은 "해맑음센터 현장은 국가가 피해학생을 보호해주는 것이 아닌, 피해학생들이 서로를 보호해주고 그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서로를 보호해주는 모습이었다"며 "교육당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철학과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정부는 정책 설계에 있어 학폭 기재 보존기간 연장 같은 방안 대신, 피해학생이 실질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만들어 조기개입이 가능해지도록 교육당국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사단은 "정순신 전 검사의 아들은 언어폭력을 일상적으로 일삼았음에도 버젓이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피해학생과 가족들은 자살 시도를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 인생이 망가졌다"며 "현재, 피해학생과 가족,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수많은 정순신과 수많은 정순신 아들이 존재하고, 거기에 걸려 있는 피해학생과 피해가족들의 수는 더 많을 것"이라며 "해맑음센터 방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책임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질타했다.
이어 "학폭은 이미 한 아이의 문제가 아닌, 가족의 문제이자 우리 사회의 문제"라며 "정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