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의원 일동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CIA)가 우리 정부를 불법적으로 감청했다”며 “미국 CIA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문제에 대한 국내 동향을 불법 감청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에 대한 내용 도청은 빙산의 일각일 뿐 대한민국 대통령실 내부 및 NSC 회의 내용 등이 고스란히 미국에 넘어갔을 공산이 크다”며 “이는 대외적으로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이면서, 국내로서는 특대형 보안사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실은 도청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책임에 대한 사과 없이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 사례를 검토해 대응하겠다’는 미온적인 입장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미국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다. 하지만 정보·첩보 수집을 빙자한 미국의 동맹국 불법 도청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상호존중·호혜적 관계로 나아가는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이하고 12년 만의 국빈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사태가 불어져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최고의 정보기관이 불법 스파이 활동을 우리나라와 같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자행해 온 것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명확한 진상 확인과 더불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도 필요하다.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불법 도·감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안보의 심장인 대통령실이 노출된 것은 안보에 큰 구멍이 생긴 것. 안보의 최전선인 대통령실이 보안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는 즉각 도·감청 사실 여부와 실태를 확인하고 이번 보안사고에 대한 책임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어이 “대통령실을 정부 출범일에 맞춘답시고 국방부를 대통령실로 급히 꾸리려다 보니, 보안을 강화하는 벽면 공사 등을 새롭게 하지 못했고 보안 조치 공사나 리모델링 등도 짧은 기간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급하게 이뤄졌다”라며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장비에 대한 보안 조치와 확인이 부족했고, 공사 인력에 대한 신원조회도 정식으로 하지 못하고 서약서만을 받는 등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윤석열 정부에 이번 도청 보안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와 더불어 미국 측에 대한 단호한 입장 발표를 요구한다”며 “국회에서는 즉각 관련 상임위를 열어 철저한 진상조사와 사실관계 확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