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과 야당 의원들은 "한국산업은행 이전을 둘러싼 윤석열 정부의 `국회 패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것이 윤 대통령의 공정이자 상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회 무시하는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중단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산업은행 이전을 위해서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법 개정 전에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말은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의 역할과 기능,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회의 지적에도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한 채 오직 대통령 명령에 따라 그냥 `직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국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승인한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회가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고 말하며 토론과 숙의를 강조하면서, 왜 산업은행 이전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법까지 무시하는 내로남불을 저지르냐"고 규탄했다.
노조는 "지난 3월, 노조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노사 공동으로 TF를 구성해 이전 타당성과 이전 효과를 검토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국가 정책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산업은행 검토사항이 아니다`는 답변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을 이전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는 건너뛴 채, `부산 이전을 전제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컨설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시키면 아무런 토도 달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태도가 윤 정부가 보여주는 소통의 현주소"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노조는 "윤석열 정부는 산업은행 이전에 대해 원점에서 제대로 논의하라"며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에 대한 국회 논의부터 이전에 따른 로드맵 구성, 타당성 검증, 노사 합의 등 일련의 절차를 차례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면밀한 검토 없이 정치 논리에 의해 졸속으로 이전해 악효과가 나타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윤 정부가 막무가내식 이전을 지속 강행한다면 국민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