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심화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군 지역 어린이집 수가 불과 5년 새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올해 군 소재 어린이집 수는 2,000개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이 26일 17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 82개 군 지역 어린이집 수는 전년(2,021개)보다 92개(-4.6%) 줄어든 1,929개로 집계됐다. 2018년(2,368개)과 비교해 439개(-18.5%)나 감소한 수치다.
군 지역 어린이집은 매해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들어 2,280개로 쪼그라들었고, 2020년(2,157개)과 2021년(2,099개)을 거치며 2,100개 선도 깨졌다.
구체적으로, 군 지역 5곳 중 1곳은 어린이집이 10개에도 못 미쳤다. 어린이집 수가 한 자릿수인 지역은 고성, 임실, 순창, 곡성, 청송, 청도, 산청, 합천(이상 9개), 양양(8개), 보은, 장수, 구례, 진안, 무주, 의령(이상 6개), 영양(5개), 군위(4개), 울릉(1개) 등 18곳으로, 전체 군 지역의 22.0%에 달했다.
대도시 어린이집 수도 내림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부산(1,447개), 대구(1,083개), 대전(936개), 광주(888개), 울산(614개) 등 5대 광역시의 어린이집은 총 4,968개에 그쳤다. 2018년(6,765개) 7,000개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 5년간 증발한 어린이집만 1,797개(-26.6%)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수도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 내 어린이집 수는 2018년(6,008개)보다 1,534개(-25.5%) 줄어든 4,474개였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의 어린이집도 11,682개에서 9,008개로, 2,141개에서 1,644개로 각각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어린이집 수가 줄어드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출생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생율은 2015년(1.24명)을 기점으로 지난해(0.78명)까지 줄곧 미끄러졌다. 한 나라의 인구 유지에 필요한 최소 합계출생율은 2.1명이다.
조은희 의원은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생으로 아이들 울음소리가 사라지면서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저출생 극복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저출생에 따른 지역소멸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