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지난해 발생한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이후 올 연말까지 화재위험성 높은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 방음터널의 신속교체를 천명했지만 실제 9월까지 완료된 곳은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북구갑, 국토위)이 3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방음터널 170곳 중 66곳(39%)이 화재위험성 높은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23년 9월 기준 교체가 완료된 방음터널은 한국도로공사 소관인 ▲수도권제1순환선 86k(일산) ▲수도권제1순환선 87k(일산) ▲무안광주선 39.2k(양방향) 터널과 서울시 소관인 ▲염곡동서지하차도 ▲구룡지하차도 등 총5곳에 불과했다.
또 착공은 커녕 예산 미확보로 계획만 세워진 11곳(17%), 설계중이거나 설계 발주 조차 안된 17곳(25%) 등 총28곳(42%)은 연내 교체가 미지수인 실정이다.
광주광역시 ▲진월 ▲풍암 서창방면 ▲풍암 광명메이루즈 ▲우산 ▲광암고가차도 등 총5곳 방음터널이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예산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 회의에서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의 방음터널부터 즉시 교체해 올 연말까지 완료하고,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도 내년 2월까지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발생한 과천 방음터널 화재사고 당시 "안전을 도외시하고 미뤄왔던 정부의 업무 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토부가 모든 계획을 앞당겨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교체가 진행중인 방음터널들도 연말까지 완공여부가 불투명 한데다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에 대한 대책없는 국토부의 막무가내 행정에 또 다시 재난 대책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조오섭 의원은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지역의 방음터널 교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토부는 도로관리 책임부처로서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신속히 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