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수원무)은 10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을 향해 “쿠팡CLS가 택배서비스 사업자 등록 당시에 제출한 표준계약서 관련 서류 등에서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온다면 즉각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염태영 의원은 이날 국토위 업무보고에서 로켓배송 택배노동자로 일하던 故 정슬기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태원 참사, 전세사기 사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무수히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관료 사회에서 책임지지 않거나, 보다 적극적 대책을 만들지 않아서 반복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정씨는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CLS로부터 위탁받은 배송 업무를 해오다 지난 5월 28일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쓰러졌고, 이후 병원으로 옮겼졌지만 결국 숨졌다.
특히 염태영 의원은 쿠팡CLS의 이른바 ‘클렌징 제도’(상시 구역 회수 제도)에 대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취지를 완전히 형해화하는 악랄한 계약조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생활물류법이 ‘6년 계약 갱신 청구권’, ‘엄격한 계약 해지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 취지는 택배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쿠팡CLS의 클렌징 제도는 구역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여러 불합리한 조건을 넣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는 상시적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강도 높은 노동과 과로를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CLS는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생활물류법의 취지와 작동을 완전히 무력화하고 있다. 국토부가 쿠팡CLS의 잘못된 행태를 철저히 관리감독하지 않으면, 이런 과로사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국토부는 이에 대해 철저히 감시·감독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염 의원은 “새벽 배송이나 야간 배송을 통해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며 “새벽 배송이나 야간 배송이 늘어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이 늘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사회적 합의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심야배송을 하던 택배기사가 과로로 숨지는 일은 반드시 끊고 가야 한다”며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문제, 전세사기 사태와 관련한 희생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국토부의 철저한 감시와 감독,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박상우 장관은 “지적에 깊이 공감하고, 일상 생활이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해서 그 토대 위에서 성립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고용노동부 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께 협업해서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