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임금노동자로 등록된 847만명 중 99%는 ‘사업자등록증조차 없는 사업소득자’, 즉 위장된 자영업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국세청 통계를 통해 밝혀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김포갑)은 10월 25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 우리나라 비임금노동자 847만 명 중 99%에 해당하는 약 835만 명이 사실상 ‘가짜 3.3’ 위장 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 대부분이 사업자등록증조차 없는 상태로 사업소득자로 등록돼, 사용자들이 노동법의 책임을 피할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비임금노동자 847만 명 중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사람은 11만 6천여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835만 명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이 사업소득자로 등록된 상태였으며, 이들 중 연간 소득 2,500만 원 이하인 730만 명(86%)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기타자영업’으로 분류된 사업소득자가 394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들은 명확한 업종이 분류되지 않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나 프리랜서로 추정된다.
김주영 의원은 “이러한 ‘가짜 3.3’ 문제는 근로자들이 자영업자로 위장되면서 근로기준법 등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들이 근로자를 사업소득자로 위장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경향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콜센터 업종에서 사업소득자로 위장된 사례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주업종 코드가 ‘기타 자영업’으로 분류된 콜센터 교육생만 7만 명에 달했으며, 업종 코드가 일관되지 않아 실제 사업소득자로 신고된 콜센터 교육생은 최소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콜센터에 국한되지 않고, 택배, 물류, 학원,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김주영 의원은 “위장된 가짜 3.3 노동자가 증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자들이 이를 통해 얻는 이익은 명확하지만 적발 시 처벌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쿠팡의 한 위탁업체가 근로자들에게 산재보험 포기각서를 작성하게 강요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선제적인 근로감독과 법적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근로기준법에는 노동자 오분류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며, “근로자가 퇴사 후 진정을 제기하지 않는 한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법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근로자성을 위장해도 금품 청산 관련 위반 사항만 처벌받고, 그마저도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면죄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김 의원은 “근로자를 자영업자로 위장해 노동법 적용을 회피하는 고의적인 행위가 적발되면 그 자체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의적인 노동자 오분류’에 대한 별도의 처벌 조항을 신설하거나, 임금체불 유형을 세분화해 위장 사실이 인정되면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김주영 의원은 근로자성 사건을 담당하는 근로감독관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감독관의 전문성이 부족해 근로자성 사건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이제라도 근로자성 전담 근로감독관 제도를 도입해 노동자 오분류 문제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처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근로자성을 위장한 가짜 3.3 문제는 노동시장의 왜곡을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로, 비임금노동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노동자 오분류에 대한 통계 확보와 처벌 강화 등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