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바람꽃 같은 사랑이리로 저리로 그저 흔들리다가 한 잎씩 떨어져제 짝 찾아 날아간다 희주 영신 소애꽃말 같은 이름들 한 번씩 불러 보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고이 접은 쪽지분명 반송될 걸 알면서도바람에 실어 보내고파 설레이며 만들었던 바람꽃 다발아리따워 사무치는 기억을 타고 다시 돌아와 내 봄을 깨우누나 ...
한겨울 죽은 듯이 숨죽여칼바람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언젠가는 찾아올 봄이 있기 때문이다 무슨 한풀이를 하듯바람은 어둠 속에서도나무들을 마구 흔들었다 바늘구멍만 한 틈새만 보여도헤집고 들어가 덩치를 키우는 황소바람과맞서 싸운다는 것은 무모한 일 살아남기 위해서는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를 뻗어야 한다며힘내자고 힘내라고 어깨를 다독이며힘주어 말한다 서로를 기대어 견디노라면봄은 꼭 오리라고 ...
일상의 짐다 벗어 던지고 돌아와순백의 눈 속에서그저 하얗게 쏟아지는폭설의 노래를 들으며외로움을 견딘다 숨 가뿐 시간의 고삐에 이끌려바람처럼 붙들려온 저녁과끝내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차갑고 적막한 하루 눈은 내리고갈 곳 없는 어둠만이 서러운어쩌면 숙명처럼 떠돌아야 하는 나는 한 마리 나귀처럼그렇게 외로움 위에 눕는다 ...
뼈저리도록 시리던 칼바람은 잠시 주춤하고 혹여 설마 설마 하면서도 이토록 훈훈한 바람이겨우내 차돌처럼 굳은 가슴에 살포시 와 닿는데이 시련이 마지막의 진통이기를 바라는 나의 환상일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머릿결을 파고들어어리 숙한 뇌리를 때려오네 섬뜩하게 젖어드는 한 방울 또 한 방울 온 종일 잠에 취한 영혼을 괘종시계 바늘처럼 번갈아 오가며황혼 녁 썩은 전봇대에 하염없이 내 갈기는 늙은 개새끼의 오줌처럼 오늘 비는, 정녕누구의 가슴에 내리는 한 많은 자화상 이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