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새벽에 만든 조선 매매계약서(3)
밤이 이미 깊어져 구름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달빛을 더듬어 싸릿재를 넘어 걷기 시작했다. 이 밤 안으로 인천을 벗어나야 했다. 복만을 백가객주로 보내어 동향을 살피도록 했다. 중요한 소지품만 챙겨 봇짐을 메고 아이는 숙향이 업었다. 그리고 길재와 석태와 함께 서울로 동행하기로 했다. 낮에는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발걸음은 조금씩 늦어졌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마포 나루터의 물상객주집을 찾은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 되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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