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새벽에 만든 조선 매매계약서(5)

준마는 난간 손잡이를 잡고 숙향이 떨어진 곳을 바라보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숙향! 여보!” 그의 흐느끼는 소리는 이내 철거덕거리는 요란한 기차 바퀴 소리에 묻혔다.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기차는 이윽고 압록강을 지나 중국 단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신을 문득 차리고 보니 광복이 잠에서 깨어 혼자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