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1914-1965), 유동, 1963, 캔버스에 유채, 96.6x130.5cm.

박수근은 자신이 거주했던 동네의 풍경, 길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 시장을 오가는 여인들의 모습, 휴식을 취하는 노인의 모습, 시장과 노점 풍경 등 한국전쟁 후 서울에 자리잡은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아이를 업고 있는 소녀, 쪼그리고 앉아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소재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배경은 농가로 바뀌었고, 대개의 작품에서 인물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집들은 소략하게 표현되는 데 반하여 아이들을 둘러싼 집의 모습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림 전체에 풍기는 온화한 색조,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감, 그리고 아이들 간에 오가는 시선 등에서 대상에 대한 작가의 따스한 애정이 감지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