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의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짝사랑이 초라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임기 시작 첫해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는 3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고용인원, 매출액 모두 감소세로 나타났다.
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신규설치용량은 2017년 1696MW에서 2020년 4818MW로 연평균 27.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고용인원은 9687명에서 9316명으로 연평균 3% 감소했고, 매출액은 8조2,404억원에서 8조444억원으로 연평균 2% 감소했다.
산업별 매출규모의 경우 풍력은 연평균 6.4% 증가세를 보였으나, 태양광은 연평균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중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의 상승이었다. 2019년 국산 모듈 점유율은 78%에서 2020년 64%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산 모듈 점유율은 21%에서 35%로 상승했다.
도배된 중국산 태양광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태양광 관련 수출액은 문정부 임기 첫 해인 2017년 3조4,747억원에서 임기 말인 2020년 1조7,69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설치용량은 연평균 30% 증가했으나 중국산 태양광에 점령당한 국내 산업의 고용인원과 매출액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풍력도 심각하다. 국내 풍력설비(RPS 대상 기준)에서 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0.4%에서 지난해 31.5%로 감소했다. 외국산 설비 비중은 2020년 국산을 처음으로 역전한 이후 지난해에는 68.5%까지 치솟았다.
원인은 기술차이에 따른 가격경쟁력에 있었다. 육상풍력발전에서 MW당 터빈 가격은 국산이 약 11억원인 반면, 유럽연합(EU)은 9억~10억원, 중국은 7억~8억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해상 발전 부품값은 국산이 18억~19억원, EU는 14억~16억원, 중국은 11~13억원으로 차이가 더 크다.
풍력발전의 주요부품 중 블레이드(3MW급)의 경우 14%, 전력변환기(2MW급)는 25% 고가였고, 증속기와 발전기는 국내 제조업체 부재로 가격 측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무분별한 허가도 문제였다. 지난 정부에서 전기위원회가 허가한 풍력발전사업(육·해상)은 294건, 그 중 개시된 사업은 44건으로 14.9%에 그쳤다.
에너지공단은 “투자수요 부족으로 상용화 터빈 규모와 이용률 등 기술력이 열위에 있다”며 “한국에선 대규모 생산도 어려워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급실적에만 집중한 결과가 국내산 바람으로 수입산 발전기 보급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양금희 의원은 “해와 바람은 국내산이지만 설비와 원자재는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난 정부처럼 신재생에너지 보급실적에만 집중해 산업발전을 등한시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산업 기여도에 대한 평가와 국산화 비율 반영제(LCR·자국산 부품 사용 의무화)등의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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