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정부가 “과도한 형벌규정으로 인한 민간 경제의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경감하겠다”며 경제 형별규정 개선을 위한 14개 법률에 대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정보위원회, 비례대표)이 분석한 결과, 일부 안은 경제활성화라는 취지를 넘어서 기업인과 경영계에게만 유리한 내용으로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7월 13일, 경영계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제 형벌조항의 감경을 위해 기재부·법무부 차관이 공동단장을 맡는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 출범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TF의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 전환 시 허위신고, 허위보고서를 신고하면 기존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던 처벌규정을 과태료로 바꾸도록 하고 개인에 대해서는 1천만원 이하로 대폭 상한선을 낮춰 입법예고했다.
김의겸의원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개정안에 대해 공정위는 개인에 대해 ‘1억 과태료’ 의견을 제시했지만, TF는 ‘1천만원 과태료’로 크게 완화시켜주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대규모 유통업자들이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거나 거래를 방해한 경우에 즉시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삭제됐으며, 국민들이 마시는 상수원을 오염시켰을 때 오염물질 배출의 책임을 가중 처벌하는 조항과 화학물질 관리 소홀을 처벌하는 조항 또한 ‘징역 3년 이상 15년 이하’에서 ‘1년 이상 10년 이하’로 낮추는 등 크게 후퇴했다.
얼마 전 경북 봉화 광산매몰 사고 직후, 산업부는 광산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오히려 사고가 났을 때 사업자를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것을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경감해주는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의겸 의원은 “정부의 경제형벌은 국민 안전과 기업인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최소한의 규제장치라는 것이 법의 취지”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최근 봉하 광산매몰 사고와 10·29 이태원 참사 등 국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에 윤석열정부가 기업인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앞장서 국민의 안전과 금융시장 안전망을 포기하는 개악시도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많지만, 이 기회를 틈탄 반(反) 중대재해처벌 개악이며 소액주주와 소상공인들을 보호규정을 무력화시킨 것”이라며 “법무부와 기획재정부가 경제활성화를 빌미로 경영주들의 민원창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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