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 북 광장은 송림동 성당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성탄절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얘기들을 듣다 눈시울을 적시며,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전철에서 내려 지하도를 걸어 나옵니다. 올해도 여전히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해 지하도 출입구 구석이나 교차로에서 떨고 있습니다. 이곳에 노숙자들이 여전히 모여드는 이유는 ‘민들레 국수집’이라 불리는 무료 밥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자기 입에 들어갈 밥을 걱정하며 부산한데, 여기 민들레국수집은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느슨하게 모여있습니다.
“거기에도 위계가 생겨 괴롭히는 사람들 있어요. 그냥 좀 추워도 밖이 좋아요. 자유롭고.”
사람들은 “노숙자들은 공무원들이 시설에 들어가라 해도 들어가지 않고 계속 나옵니다. (…) 얼어 죽든 말든 그것은 그들 마음이고 책임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돕지 않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 더 그들에게 물었어야 했습니다. 왜 시설에 들어가시지 않느냐고. 저는 그저 들었습니다. 그 이유 한 가지는 “시설에서는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 많고, 거기에도 위계가 생겨 괴롭히는 사람들 있어요. 그냥 좀 추워도 밖이 좋아요. 자유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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