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냇가에는 야생 오리들이 쌍을 이루며 부부의 여유를 즐긴다. 어쩌다 짝을 이루지 못한 놈이 이들 영역을 침범하면 수놈이 침입자를 바로 쫓아버린다. 자기 부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행위이다. 연구에 의하면 모든 조류의 90%는 일부일처제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 혼수품에서도 원앙금침(鸳鸯衾枕)이 빠지지 않는데, 신랑과 신부가 원앙처럼 사이좋게 백년해로하며 잘 살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조류 중에서 원앙 부부의 금슬은 그렇게 다정하지 않다고 한다.

원앙은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성 선택권”이 있어서, 선택을 받은 수컷이 암컷 주위에 찰싹 달라붙어 다른 수컷이 얼씬거리지 못하게 방어하느라 암컷을 졸졸 따라 다니는 것을 보고 옛 선조들이 이를 사이좋은 부부 금슬의 상징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부부가 되어 암컷이 알을 낳고 둥지에 들어가면 수컷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잠시 다른 암컷을 찾아 둥지를 떠나는 바람둥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