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다음 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게 됐다.
이로써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김 전 구청장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7일 국회에서 김 전 구청장을 최종 후보자로 발표했다.
김 전 구청장은 당원 조사 50%, 일반유권자 조사 50% 방식으로 지난 15∼16일 진행된 경선에서 경쟁 후보인 김진선 강서병 당협위원장과 김용성 전 서울시 의원을 제쳤다.
공관위는 후보별 세부 득표율은 발표하지 않고 최종 후보자만 발표했다.
다만 김 전 구청장이 일반유권자 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을 상당한 격차로 앞섰으며 당원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당에서 흘러나왔다.
이날 결과는 이튿날인 18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후보로 선출된 김 전 구청장은 "다시 기회를 주신 국민의힘 당원들과 강서구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반드시 당선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검경'(검찰-경찰) 프레임을 거는 것과 반대로 저는 오로지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강서구 구도심 규제 철폐, 서민 복지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라는 지적에 대해선 "'조국이 유죄면 저(김태우)는 무죄'라는 생각에 많은 분이 공감하신다. 저는 '조국이 범죄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야기한 자체가 범죄라며 저를 먼저 (형을) 확정 짓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며 "그 여론을 받아들여 대통령이 사면 결단을 내리신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강서구청장에 당선됐으나 올해 5월 형이 확정되면서 구청장직을 잃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공무상 비밀누설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후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보궐선거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태우 후보에 대해 "공정과 상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민생을 내팽개친 민주당, 국민을 기만하는 민주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김 전 구청장이 다시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을 집중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법부가 '유죄'라고 한 것을 '무죄'라고 '특혜 사면'을 내려준 사람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김 후보의 정치생명은 강서구민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것인 셈이다. 강서구민께 구걸하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민주당 진교훈 후보자 캠프는 논평에서 "'공익 제보자'란 가면이 대법원 판결에 의해 벗겨졌는데도 윤 대통령은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특혜 사면을 하고, 국민의힘은 다시 공천하는 해괴한 작태를 벌였다"며 "김 후보 선출은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권수정 후보는 보도자료에서 "사법부 판결을 무시하고 사과 한마디 없이 뻔뻔하게 다시 표를 구걸하려는 김태우 후보는 심판받아 마땅하다. 경찰 고위 간부를 그만둔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원도 아닌데 억지 공천으로 내리꽂힌 진교훈 후보는 강서구청장의 자격이 없다"며 거대 양당 후보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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