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역 대합실 여성화장실에서 처음 보는 여성에 대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공중화장실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범죄 유형별 공중화장실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범죄는 총 1만9,28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중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범죄 유형은 ‘기타범죄’로 6,182건이 발생했다. 이들 기타범죄에는 ▲성범죄 ▲스토킹 ▲불법 촬영 ▲마약 등이 포함됐다. 또한 보이스피싱과 같은 지능범죄(5,538건)나 절도(4,386건), 폭력(2,403건)도 빈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범죄발생을 줄이기 위해 ‘공중화장실 비상벨 설치 의무화’가 2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비상벨 설치 실적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한준호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을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전체 공중화장실 5만5,876개소 중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1만4,178개소로 25.4%에 그쳤다.
또한 각 광역자치단체로부터 비상벨 설치계획과 실적을 제출받아 취합한 결과, 올해 8월말 기준으로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1만618개소에 불과해 당초 계획했던 2만3,041개소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대비 실적이 가장 저조한 곳은 경상북도로, 계획 대비 설치 비율이 28.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준호 의원은 “비상벨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2021년 7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 문제를 준비하고 대응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며 “전체 공중화장실의 4분의 1에만 비상벨이 설치된 것은 행정공백이 심각한 수준임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의원은 “안전관리 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공중화장실 등은 각 지자체별 조례로 정하도록 돼 있다”며 “지자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부부처가 손을 놓아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에 따르면, 여성들이 성폭력 두려움을 느끼는 요소 중 세 번째로 ‘공중화장실, 택시에서 성폭력’이 꼽혔다. 조사대상 여성의 51%가 공중화장실 등에서의 성폭력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공중화장실 내 범죄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준호 의원은 “화장실 내 안심비상벨, 안심거울 등을 설치하는 ‘여성안심화장실’ 사업을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지자체도 있으나, 정작 여성가족부는 공중화장실 범죄 예방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거나 지원한 사례가 없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0월 28일로 비상벨 설치 의무화 시행 100일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부산역 화장실 폭력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여성가족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안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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