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이재용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와중에 고양시의회 의장단이 대낮에 ‘술판’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고양시 공직자와 시민 등이 함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2일 오전 시장실을 항의 방문, 시장실 앞에서 화분을 깨뜨리며 고성과 막말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이길용 고양시의회 의장의 오만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3일 고양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2시께 고양시의회 의장단은 성사동의 한 식당 내실에서 고양시 산림조합 김보현 조합장 등 임직원들과 만나 점심 식사를 겸한 후반기 의장단 취임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고양시의회 의장단과 고양시 산림조합 관계자들이 단체로 점심 시간에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참석자는 이길용 의장 외에 이홍규 부의장(국민의힘), 권지선 사무국장, 산림조합 관계자 등 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자리는 단순한 식사모임이라기 보다는 막걸리와 맥주 등이 오가는 등 말 그대로 ‘술판’이었다는 것.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5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제9호 태풍 '마이삭'까지 북상, 전국이 초비상에 걸린 상황에 술판을 벌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9명은 식사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10여 병의 막걸리도 주거니 받거니했으며 이 과정에서 '백두산', '위하여' 등의 건배사까지 외치며 흡사 저녁 술자리를 연상케 했다.
이 목소리는 내실 밖 식당 홀에서 식사를 하는 일반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며 코로나19로 대화 자체를 멈춘 채 묵묵히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직자들에게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 데다 고양시에서도 연일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당시는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고양시에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등 태풍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딴 세상'에 있었다.
한술 더 떠 시의회 의장단은 최근 지역 단위농협 단체장 등과의 수차례 만남 자리에서도 계속됐었으며, 최근엔 시청 인근 한 식당에서도 건배사를 외치며 낮술을 마셔 주위에서 식사를 하던 공무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직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한 고양시 공직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재확산과 태풍 속에서 수십명의 사상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시의회의 술판과 거기에 참석한 조합 관계자들은 정말 그렇게도 상황 판단이 안 되고 절제가 안 되냐?”라고 반문하며 "태풍 속 술판은 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해 시정을 책임지고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나사가 빠졌든지 둘 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데도 왜 이런 비상식적이고 민심과 동떨어진 일이 생기는 것일까"라며 “이들은 ‘안전불감증’에 '시민불감증'까지 걸렸다. 시민을 단지 표를 얻는 수단과 대상으로 보려는 비뚤어진 선민의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후반기 의장단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자리로 마련된 것"이라며 "반주 1~2잔으로 끝날 줄 았았는데 지역의 선배이자 어르신인 분들이 권유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해 술을 다소 많이 마시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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