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과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은 11일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김대희 기자)

정의당과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등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정의당 지도부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들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때까지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기업의 경영 책임자를 형사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의당에서는 강은미 원내대표가 지난 6월 법안을 발의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이날 ‘이번 임시국회 내 상임위원회 통과를 목표로 하겠다’며 통과시한을 늦췄다.

이날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고 김용균 2주기에도 달라지지 않은 산재 현실은 국회가 직무를 유기했다는 뜻”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희생자의 부모님이 언제까지 찬 바닥에서 곡기를 끊으면서 싸워야 하는지 답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일하다 죽지 않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라”라며 “정의당은 유가족과 같은 절박한 마음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올해 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170석이 넘는 집권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겠나”라며 “공정거래법은 절차 무시하고 사활을 걸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사활을 걸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단식에 동참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평생 밥 굶어본 적이 없는 제가 이제 자신을 갉아먹는 투쟁 방법을 택한다”며 “(단식투쟁이) 제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다.

지난 2016년 비정규직 방송 스태프들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CJ ENM PD의 아버지인 이용관씨도 단식농성에 동참했다. 그는 “가족을 잃은 순간부터 저희는 모든 삶이 멈춰 버렸다”며 “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살아서 제 발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