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서 입은 손실이 약 2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수준보다 많은 보험금이 나갔기 때문이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실손보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출 등)은 10조1017억원에 이른다. 반면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떼고 보험금 지급에 쓸 수 있는 위험보험료는 7조7709억원에 그쳐 2조3608억원의 손실이 발행했다.

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의 비율은 130.5%로 2019년 134.6%에 이어 2년 연속 130%를 넘었다.

사업운영비까지 포함한 전체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손해율은 통상 위험손해율보다 21%에서 22% 낮다. 이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과 운영비로 1만1000원 가량을 지출했다는 뜻이다.

2018년부터 3년 간 손보사가 실손보험에서 입은 손실액은 모두 6조1000억원이다. 여기에 생명보험사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7조4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일부 질환 보험금은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백내장에만 지급된 보험금은 4101억원으로 2017년 881억원보다 4배 가량 늘었다. 피부질환 보험금은 1287억원으로 같은 기간 127% 증가했다.

보험금 지급액 중 41%를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은 도수치료 등을 중심으로 3년 만에 50.5% 늘었다.

최근 계약자의 관련 보험료 부담도 증가했다. 올해 삼성화재는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과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각각 19.6%, 13.6% 올렸다. 삼성생명은 각각 18.5%, 12% 인상했다.

3년에서 5년 주기로 갱신 시기가 오는 고령층은 보험을 유지하려면 2배에서 3배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체적인 의료 이용량이 감소해 손해율 개선을 기대했으나 그 영향이 미미했다”며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비급여 의료비 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