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발효유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지 22일 만이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정이 늦어져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1년 불가리스, 1994년 아인슈타인우유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회사 성장을 견인했던 인물이다. 과거 대리점 갑질 사태 때나 조카 황하나 논란 등에도 홍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과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는 특별히 심각하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실험 단계에 불과한데다 불가리스 제품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만 실험을 했음에도 전체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학술 목적보다도 홍보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도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도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사전통보했다.
남양유업은 세종시에 구두로 소명할 기회를 달라며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세종시는 오는 24일에 청문회를 개최, 남양유업 의견을 듣고 영업정지 명령을 확정할 방침이다.
지난 3일에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했다. 그는 임직원 단체메일을 통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저의 실책에 대한 비난은 무엇이든 달게 받겠다. 이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으며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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