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한 매장에서 ‘서울우유 바디워시’ 제품이 실제 우유 판매대 옆에 배치돼있다. (사진=SNS)

유통업계는 이색 콜라보 제품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전혀 다른 산업군 간의 협업이 활발하다. 그러나 협업 상품 중 유아나 아동이 자칫 식품과 유해물질을 혼동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상품이 홈플러스와 LG생활건강, 서울우유와 협업해 만든 ‘온더바디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다. 서울우유 디자인을 본뜬 이 제품 패키지는 서울우유 고유의 서체와 색감을 살려 만들어졌다. 언뜻 보면 서울우유 제품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15일 이 제품이 홈플러스 일부 매장에서 우유 옆에 진열된 모습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는 상황까지 나타났다. 바디워시를 우유로 착각하고 구매하거나 이후 섭취할 염려가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지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는 아이들이나 시각이 떨어지는 고령층이 제품을 우유와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아무리 그래도 바디워시 제품을 우유코너에 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패키지나 진열대에 음용 금지 경고문구를 표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진열대 높이가 아이들 손이 닿는 위치인데, 자칫 짜서 먹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에 홈플러스 관계자는 “1개 매장에서 협업 상품을 우유코너에 같이 연관 진열한 것으로 확인 됐다. 해당 점포의 연관 진열은 철수하고 화장품 매대에만 진열하고 있다”며 “만일의 안전사고 방지하기 위해 패키지를 기존 우유갑과 달리 ‘펌핑 형태’로 개발했고 제품 전면과 후면에 ‘밀크 파우더 향 바디워시’명을 넣고 음용할 수 없다는 문구도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킨 사고는 2017년 1498건, 2018년 1548건, 2019년 1915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완구(42.7%)와 문구용품 및 학습용품(6.0%), 기타 생활용품(4.6%)을 삼키는 경우가 많았다. 식품과 유해물질의 패키지 디자인이 유사하게 제작되면 이러한 사고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왼쪽부터) GS25 ‘모나미 매직 디자인 스파클링 음료’와 세븐일레븐 ‘천마표시멘트팝콘’ (사진=각 사)

협업 상품이 유아동에게 혼동을 일으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U는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말표 구두약' 콜라보 상품을 출시했다. 구두약 양철 케이스에 초콜릿을 담았다. GS25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모나미와 협업해 '유어스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을 선보였는데 내용물도 잉크색과 동일하게 구현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시멘트 회사인 천마표와 손잡고 '천마표 시멘트 팝콘'을 선보이며 시멘트 포대 디자인을 상품 패키지에 그대로 활용했다. 아모스 문구사의 딱풀과 유사한 '딱붙캔디'도 판매했었다. 제품 모두 특색 있는 상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제품과 지나치게 비슷해 어린아이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곰표 밀맥주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업계에서도 협업 상품을 많이 선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충격적이고 재밌는 콘셉트의 협업 상품이 많은 주목을 받다보니 우려가 나오는 상품도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업계에서도 소비자 의견을 받아들여 향후 협업 제품을 진행할 때 더 신중히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