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2.1% 뛰었다.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이 이어지는 탓이다.
지난 1월(10.0%) 이후 다섯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 폭이다.
특히 팟값은 130.5% 뛰었다. 3월(305.8%)과 4월(270.0%)에 이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달걀도 AI 영향으로 줄어든 공급 탓에 45.4%나 치솟으며 전월(36.9%)보다 더 올랐다.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을 늘리는데도 잡히지 않고 있다.
사과(60.3%), 마늘(53.0%), 배(52.1%), 고춧가루(35.3%), 상추(22.0%), 오이(21.9%), 고구마(12.2%),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닭고기(6.3%) 등도 상승폭이 컸다.
공업제품은 3.1% 올랐다. 2012년 5월(3.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중 가공식품은 국수(7.2%), 식용유(6.3%), 두부(6.2%), 빵(5.9%) 등이 오르면서 1.4% 상승했다.
기능성화장품(12.7%), 다목적승용차(3.5%) 등도 상승폭이 컸다.
석유류는 2008년 8월(27.8%) 이후 최대인 23.3% 급등했다.
경유(25.7%), 자동차용 LPG(24.5%), 휘발유(23.0%), 취사용 LPG(16.6%), 부탄가스(12.6%), 등유(12.2%) 등 일제히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 가격 인상이 재료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서비스 가격도 1.5% 올랐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2019년 2월(2.5%) 이후 가장 높은 2.5%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가격은 2.1% 올랐는데 구내식당식사비 4.4%, 생선회(외식) 가격이 5.6%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외식 외 물가는 공동주택관리비(7.3%), 보험서비스료(9.6%)가 오르며 2.8% 올랐다.
집세는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높은 1.3% 증가했다.
이처럼 석유류 가격 상승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2017년 8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같은 급등세에 정부는 6월 중 계란 수입물량을 4월과 5월(4000만개)보다 많은 5000만+α개로 늘리기로 했다. 계란 및 가공품 7종에 적용되는 긴급할당관세 지원 조치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돼지고기는 6~9월 가격 상승에 대비해 이달 중 할인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농축수산물이나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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