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통가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최근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기조에 부합하는데다 친환경 소비에 관심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52%는 친환경·비건 등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성경식품과 협업해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조미김 상품을 출시했다. '환경을 생각한 에코 패키지 트레이리스(Eco Package Tray-less) 김'이다.

식탁에 두고 편하게 취식 할 수 있는 '플라스틱 트레이'는 양면성을 띄고 있다. 그릇 없이 취식 할 수 있는 '편리함'도 있지만, 생수병, 페트병, 배달용 용기 등과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에 롯데마트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앴을 뿐 아니라, 설탕 생산 후 버려지는 잔여물을 이용해 만든 100% 사탕수수 종이인 '친환경 얼스팩'을 박스에 적용했다. 8대 중금속이 없는 식물성 소재인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또 박스 측면 하단 부분에 공간을 두어 식탁에 두고 한 봉씩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마트는 분리수거 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재생 원료로 만든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과일·채소 상품에 적용했다.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1000t 감축에 나선다. 폐플라스틱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세척·가공한 재생 원료를 활용해 씻거나 껍질을 벗겨먹는 과일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6월부터 토마토 팩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포장 상품 전 품목에 분리배출과 재활용에 용이한 ‘수(水)분리 이지필(Easy-peel)’ 라벨 스티커도 적용하고 있다. 수분리 이지필 라벨 스티커는 기존 유포지 라벨 대비 쉽게 떼어지는 특수 라벨로 깔끔한 제거가 가능하다.

포장·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택배 포장 경쟁도 치열하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한다. 구매 고객이 상품을 받은 뒤 프레시백을 문 앞에 내놓으면 배송 직원이 다음 배송 때 이를 회수해간다. 수거한 프레시백은 세척 후 살균해 다시 사용한다.

마켓컬리도 냉장·냉동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재사용 보냉박스 ‘컬리퍼플박스’를 도입했다. 1만5000원에 별도 판매하는 제품으로 고객이 문 앞에 이 상자를 두면 배달원이 주문 상품을 이 상자에 넣어준다.

11번가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택배 박스와 상품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비닐 완충재를 종이 완충재로 교체했다. 종이 소재로만 제작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별도의 처리 없이 종이류로 분리 배출하면 된다. 직배송 택배 박스에는 비닐 소재 테이프 대신 종이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쓱(SSG닷컴)도 지난해부터 ‘에코(ECO)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스팩 안에 물과 광합성 미생물(PSB)이 들어있는데 이 미생물은 유기물 분해와 수질 정화, 악취 저감 기능이 있어 친환경 농사나 수족관 청소에 많이 쓰인다. 가정에선 식물을 심은 화분에 부어 천연 영양제로 쓸 수 있다. 재생지로 만들어진 팩은 쓰레기를 버릴 때 종이류로 배출하면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경오염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까지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MZ세대들 중심으로 제품 구매 시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착한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요가 늘어날 것 같아 업계에서도 친환경 제품 포장과 배송에 대한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