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올 초 발표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는데 매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창립 반세기를 넘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14일 밝혔다.

정지선 회장은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다. 이후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압구정본점을 오픈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 등을 선보이는 파격은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강남백화점 시대'의 서막을 열게 된다. 2000년 사명을 현재의 현대백화점으로 바꿨다. 2001년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0년 발표한 '비전 2020'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변곡점이 됐다. '비전 2020' 발표 후 대규모 투자와 10여 건의 대형 M&A를 진행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2010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대구점(2011년), 충청점(2012년), 디큐브시티(2015년)를 차례로 오픈했다. 2015년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선보인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 김포(2015년)와 인천광역시 송도 신도시(2016년)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이며 아울렛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었다.

특히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2012년에는 한섬과 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확장했다. 이후 2017년 'SK네트워크 패션부문'까지 추가 인수한 한섬은 디자인 차별화와 노세일 정책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반열에 올랐다.

이에 따라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하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2020년 기준 21위를 기록했으며, 그룹 전체 부채 비율(2020년 기준)도 48.2%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올 초 발표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오는 2030년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세대에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함께 내놨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